연대서명 요청 서한

존경하는 전국의 수련병원의 교수, 전문의들께

엄중한 시기를 맞아 고난을 겪고 계실 대한민국의 의사 선생님들께 서면으로나마 정중하게 인사 올립니다. 저희는 수련을 잠시 쉬고자 결정한 후배 전공의들의 빈 자리를 채우며, 환자를 돌보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수련병원의 교수, 전문의들입니다. 정부의 독단적인 의대증원으로 촉발된 국가 의료 체계의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2024년 의료 시국선언문’ 연대 서명을 간곡히 요청 드리고자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 의료 체계는 붕괴 직전의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전공의들은 심각한 좌절과 무력감을 느끼며 현장을 떠났고 정부는 의료 붕괴의 위기에 아랑곳없이 밀어붙이기식 정책으로 타협 없는 강행만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불안은 나날이 커지고 있으며, 국민의 건강을 수호하는 우리들은 하루하루 사력을 다하고 있으나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정부는 전공의들에게 강력한 법적 처벌을 가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최악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의사들에까지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부의 강경대응은 정부와 의료 시스템에 대한 불신을 증폭시킬 뿐 아니라, 우리의 후배 전공의들이 병원으로 돌아올 가능성을 더욱 희박하게 만드는 최악의 상황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직업의식과 사명감을 바탕으로 본연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왔습니다.
우리는 대한민국의 미래와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우리의 생각과 가치를 소리 높여 외쳐왔으나 점점 지쳐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전공의들의 좌절과 분노, 무기력을 이해하고, 이들을 향해 진실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이것이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중요한 사명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정부의 강력한 압박과 통제 속에서도 이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뜻을 모으고자 합니다.

단 1%의 가능성이라고 하더라도 우리는 그 해결책을 찾기 위해 다같이 노력을 해야 합니다.
오늘날의 위기를 넘어서, 미래의 의료 문제와 그 해결 방안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담은 메시지를 세상에 전하고자 합니다. 만약 우리가 진정성을 담아 한 목소리로 말한다면, 사회는 우리의 메시지에 보다 더 귀 기울일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원하는 의료 발전을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갈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모든 의사 구성원들이 단합하여 현재의 위기 극복에 동참하기를 바랍니다.
보다 많은 선생님들의 지혜와 경험이 더해질 수 있다면 이는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뜻을 모으는 데에 적극 동참해 주시리라 믿으며, ‘2024년 의료 시국선언문’에 연대 서명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4년 3월 8일

대한민국 의료를 위해 함께 고민하는 교수/전문의 16명 일동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강도윤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종양혈액과 고경남
여의도성모병원 외과 김성근
강남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김우람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김정재
이대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김충기
이대서울병원 산부인과 문혜성
분당차병원 응급의학과 박수현
세브란스병원 신생아과 신정은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안철민
국민건강보험일산병원 산부인과 윤지선
강남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이재훈
고대안암병원 가정의학과 한병덕
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한윤대
세브란스병원 소아혈액종양과 한정우
강남세브란스병원 혈액내과 현신영